2013년 5월. 플로리다의 뜨거운 태양 아래, 전 세계의 자바스크립트 개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가장 권위 있고 영향력 있는 자바스크립트 컨퍼런스, JSConf US가 열린 것이다. 이곳은 새로운 기술이 세상의 인정을 받거나, 혹은 가차 없는 비판 속으로 사라지는 냉혹한 시험의 장이었다.
리액트 팀은 마침내 결전의 날을 맞이했다. 그들은 이 무대에서 리액트를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발표자로는 리액트의 창시자이자 핵심 설계자인 조던 워크가 나섰다.
컨퍼런스 전날 밤, 조던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의 머릿속은 수만 가지 생각으로 가득했다. 지난 2년간의 고뇌와 열정이 담긴 이 창조물을, 과연 세상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는 자신의 발표 자료를 몇 번이고 다시 검토했다. 제목은 “Rethinking Best Practices (모범 사례에 대한 재고찰)”. 처음부터 도발적인 제목이었다. 그는 단순히 새로운 라이브러리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당시 웹 개발 커뮤니티가 ‘모범 사례’라고 굳게 믿고 있던 몇 가지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할 생각이었다.
- 통념 1: 템플릿과 로직은 반드시 분리되어야 한다. (리액트는 JSX를 통해 둘을 하나로 합치려 했다.)
- 통념 2: DOM을 직접 조작하는 것은 느리므로, 최소화해야 한다. (리액트는 버추얼 DOM이라는 개념으로 이 문제를 우회하려 했다.)
- 통념 3: 데이터 바인딩은 양방향이 편리하다. (리액트는 단방향 데이터 흐름의 안정성을 역설하려 했다.)
그의 발표는 단순한 기술 소개가 아니라, 일종의 선전포고와도 같았다.
발표 당일, 컨퍼런스장의 공기는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했다. 조던은 수백 명의 개발자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강연장의 무대 뒤에서 마른 입술을 축였다. 청중석에는 당시 자바스크립트 생태계를 이끌던 유명 개발자들과 구글, 모질라 같은 경쟁사의 엔지니어들도 앉아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날카로웠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경계심이 뒤섞여 있었다.
톰이 조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조던, 긴장할 필요 없어. 당신은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뿐이야.”
조던은 심호흡을 했다. 그렇다. 이것은 평가를 받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 자신이 발견한 새로운 진실, 웹 개발의 복잡성을 해결할 더 나은 길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자리였다.
“다음 발표자는 페이스북의 조던 워크입니다. ‘모범 사례에 대한 재고찰’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시겠습니다!”
사회자의 소개와 함께, 장내의 조명이 어두워지고 모든 시선이 무대로 쏠렸다. 조던은 천천히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갔다. 그의 등 뒤 스크린에는 페이스북의 로고가 선명하게 떠 있었다.
수백 개의 눈동자가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는 마이크를 잡고, 준비한 첫마디를 내뱉었다.
“여러분은 아마 페이스북의 웹사이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하실 겁니다. 오늘 저는 그 비밀 중 하나를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리액트라는 이름이 세상에 처음으로 울려 퍼질, 운명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