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증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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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4월 30일

디버깅 지옥을 헤쳐나온 FaxJS 기반 타입어헤드는 마침내 안정 궤도에 올랐다. 사용자 피드백은 긍정적으로 돌아섰고, 치명적인 에러 로그는 더 이상 울부짖지 않았다. 하지만 조던 워크는 아직 축배를 들 수 없었다. 그의 앞에는 마지막 관문, 아니 어쩌면 가장 중요한 관문이 남아 있었다.

바로 '성능'의 객관적인 증명.

"안정적인 건 알겠네. 근데 그래서, 얼마나 빨라졌다는 건가?"

성능 최적화 전문가 사라의 목소리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그녀는 감성적인 만족이나 주관적인 '빠릿함' 따위는 믿지 않았다. 오직 차갑고 명확한 숫자, 데이터만이 그녀를 설득할 수 있었다. 다른 회의론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FaxJS의 낯선 개념과 잠재적 위험성을 감수할 만큼, 압도적인 성능적 이점을 '수치'로 확인하고 싶어 했다.

"증명하겠습니다."

조던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눈빛에는 지난밤들의 피로 대신, 자신감과 결의가 서려 있었다. 그는 곧바로 치밀한 성능 비교 테스트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마치 결투를 앞둔 검투사처럼, 그는 승리를 위한 최적의 무대와 규칙을 준비했다.

[결투장: 페이스북 성능 분석 랩]
[선수 1: 기존 타입어헤드 (제이쿼리 기반)]
[선수 2: 신형 타입어헤드 (FaxJS & 가상 DOM 기반)]

비교 항목은 명확했다.

  1. 초기 렌더링 속도: 검색창이 처음 화면에 나타나는 데 걸리는 시간.
  2. 키 입력 반응 속도: 사용자가 글자를 입력했을 때, 추천 목록이 화면에 뜨기까지 걸리는 시간 (특히 입력이 매우 빠를 때).
  3. CPU 사용률: 기능이 작동하는 동안 브라우저의 CPU를 얼마나 사용하는가? (낮을수록 좋다)
  4. 메모리 사용량: 기능이 차지하는 메모리 공간은 얼마나 효율적인가? (누수는 없는가?)

테스트는 다양한 시나리오 하에 진행되었다. 느린 네트워크 환경 시뮬레이션, 수백 개의 추천 목록이 반환되는 극단적인 상황, 사용자가 미친 듯이 키보드를 연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까지. 모든 과정은 브라우저의 개발자 도구와 정밀한 프로파일링 툴을 통해 기록되고 분석되었다.

결전의 날. 조던은 마크, 사라, 데이브, 첸 등 주요 멤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능 테스트를 시작했다. 회의실의 공기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먼저 기존 타입어헤드 버전입니다."

조던이 테스트를 실행하자, 익숙한 그래프와 숫자 데이터가 화면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빠른 키 입력과 많은 추천 목록 상황에서 CPU 사용률 그래프는 거칠게 요동쳤고, 반응 속도 지연을 나타내는 붉은 막대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메모리 사용량도 꾸준히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 보시다시피, 특정 부하 지점에서 성능 저하가 관찰됩니다." 조던은 담담하게 설명했다.

이제, 운명의 순간.

"다음은 FaxJS 버전입니다."

그가 엔터 키를 누르자, 새로운 데이터가 화면을 채우기 시작했다. 회의실의 모든 시선이 모니터에 고정되었다.

… 그리고 정적이 흘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 반응 속도: 사용자의 키 입력에 대한 추천 목록 업데이트 속도가 눈에 띄게 빨랐다. 특히 스트레스 테스트 상황에서도 지연 현상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화면은 마치 사용자의 손가락에 직접 연결된 듯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 CPU 사용률: 기존 버전의 그래프가 널뛰는 말처럼 요동쳤다면, FaxJS 버전의 그래프는 마치 잔잔한 호수처럼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가상 DOM이 불필요한 계산과 DOM 조작을 극적으로 줄여준 덕분이었다.
  • 메모리 효율성: 메모리 사용량 증가폭이 현저히 낮았고, 장시간 사용에도 누수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필요할 때만 객체를 생성하고, 더 이상 필요 없을 때 효과적으로 가비지 컬렉션(메모리 정리)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라가 안경을 고쳐 쓰며 화면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데이터를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다. 특히, 상태 변경 시 실제 DOM 조작 횟수를 비교한 로그는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 DOM 업데이트 횟수가… 비교가 안 되는군."

FaxJS는 상태가 바뀔 때마다 가상 DOM에서 효율적으로 차이점을 계산하고, '최소한의 변경'만을 실제 DOM에 반영했다. 반면 기존 제이쿼리 방식은 때때로 필요 이상으로 많은 DOM 요소를 건드리거나,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업데이트를 수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냉소적이던 데이브조차 입을 꾹 다문 채 할 말을 잃은 듯 보였다. 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팀 리더 마크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함께 복잡한 계산이 스쳐 지나갔다. '이 정도 성능 개선이라면… 개발 생산성 향상과 서버 부하 감소 효과까지 고려해 볼 만한 가치가 있겠는데?'

조던 워크는 마침내 길고 긴 숨을 내쉬었다. 그의 심장은 여전히 세차게 뛰고 있었지만, 그것은 불안감이 아닌 성취감과 확신으로 인한 고동이었다.

그는 증명해냈다.

FaxJS는 단순한 이론이나 실험적인 장난감이 아니었다. 그것은 실제 환경에서, 측정 가능한 데이터로, 기존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강력한 무기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다. 가상 DOM이라는 마법은 더 이상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웹 개발의 성능이라는 견고한 벽을 부수는 혁신의 망치였다.

회의론자들의 벽에 마침내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았지만, 가장 중요했던 '성능'이라는 관문을 그는 압도적인 결과로 통과한 것이다. 이 작은 타입어헤드의 승리는, 곧 더 큰 무대를 향한 출정의 신호탄이 될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