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 또 상태 관리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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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5월 31일

Valtio는 이제 세상에 나갈 준비를 마쳤다. 핵심 기능은 안정화되었고, 성능 테스트를 통해 현실적인 가능성도 확인했다. Zustand, Jotai와의 내부 비교를 통해 Valtio만의 독자적인 철학과 가치도 명확해졌다. 다이시 카토의 손끝에서 태어난 세 번째 아이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참이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하지만 카토의 마음은 이상하게도 무거웠다. 이전 Zustand나 Jotai를 처음 공개할 때와는 사뭇 다른 종류의 압박감이었다. 그때는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 설렘과 기대가 더 컸다면, 지금은 이미 두 번의 성공적인 항해를 마친 베테랑 선장이 세 번째 배를 띄우는 듯한, 훨씬 더 무거운 책임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Zustand가 나왔을 때, 커뮤니티는 신선함에 열광했다. Jotai가 등장했을 때, 아토믹 상태 관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지적인 호기심과 기대가 넘실거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미 두 개의 걸출한 상태 관리 라이브러리를 성공시킨 그가, 또다시, 세 번째 상태 관리 라이브러리를 내놓는다는 사실 자체가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었다.

그의 뇌리에는 커뮤니티 어딘가에서 나올 법한 냉소적인 반응들이 스쳐 지나갔다.

"다이시 카토, 상태 관리 라이브러리 만드는 데 중독이라도 된 건가?"
"Zustand랑 Jotai로도 충분한 거 아니었어? 왜 또?"
"이제 그만 좀 하지… 상태 관리 피로감이 몰려온다."

'상태 관리 라이브러리 중독자'라는 비아냥. 그의 순수한 열정과 혁신을 향한 노력이, 단순히 자기 과시나 기술적 유희로 치부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것은 기술적인 난관을 넘어서는 것과는 또 다른 종류의 두려움이었다.

그는 화면에 띄워진 Valtio의 README 초안과 블로그 포스트를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이번에는 단순히 기술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Valtio가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철학'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만 했다. 오해를 최소화하고, 이것이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명확한 목적을 가진 진보임을 알려야 했다.

"Valtio는… Zustand나 Jotai의 대체재가 아닙니다."

그는 문장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였다. Valtio는 상태 관리의 '구조'를 다루는 이전 라이브러리들과는 달리, 상태 '업데이트 경험'이라는, 개발자들이 미묘하게 불편함을 느끼고 있던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든 결과물임을 강조했다. 불변성을 지키기 위한 코드의 번거로움, 그로 인한 인지적 부담을 해결하기 위한 도전이었음을 명확히 했다.

핵심은 차별화였다.

  • Proxy State: 자바스크립트 Proxy를 기반으로, 객체 변경을 투명하게 감지하는 마법.
  • Intuitive Mutation: state.count++처럼, 개발자가 가장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방식으로 상태를 직접 변경할 수 있는 직관성.
  • Snapshot & useSnapshot: React의 불변성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면서도 안전하게 상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가변적인 프록시 상태의 불변 복제본을 제공하는 메커니즘.

"이것은… 기존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접근 방식이다."

그는 이 문장을 여러 번 고쳐 썼다. Valtio가 상태 관리의 스펙트럼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어났는지 명확히 보여주고 싶었다. Zustand의 단순함, Jotai의 유연함과 더불어, Valtio의 '직관적인 변경'이 개발자들에게 또 다른 강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설득해야 했다.

준비는 끝났다. 이제 '공개(Publish)' 버튼을 누르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그의 손가락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세 번째 도전. 그것은 단순히 새로운 라이브러리를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아니었다. 상태 관리라는 분야에 대한 자신의 깊은 고민과 철학을 다시 한번 세상에 내놓고, 그 정당성을 평가받는 시험대 위에 오르는 일이었다.

과연 세상은 그의 세 번째 아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줄까? 아니면 냉담한 시선과 거센 논쟁만이 기다리고 있을까? 긴장감이 그의 온몸을 감쌌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눈빛에는 흔들림 없는 결의가 서려 있었다. 그는 Valtio의 가치를 믿었다. 이제 그 믿음을 세상에 증명할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