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어깨 위에 선 개발자들

852025년 11월 08일3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훅은 더 이상 새롭고 낯선 기술이 아니었다. 그것은 리액트 개발의 공기처럼,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이 되어 있었다.

어느 날 오후, 댄과 소피는 npmjs.com(노드 패키지 매니저 저장소)에서 ‘use’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았다.
화면에는 끝없이 스크롤되는 패키지 목록이 나타났다.

use-debounce, use-local-storage, use-media-query, use-geolocation, use-onclick-outside, use-form, use-spring, use-gesture...

수천, 수만 개의 커스텀 훅들이 세상에 공개되어 있었다.
각각의 훅은, 과거에는 모든 개발자가 각자의 프로젝트에서 바퀴를 재발명해야만 했던, 작거나 큰 문제 하나씩을 해결해주고 있었다.

소피가 감탄하며 말했다.
“마치… 리액트 개발을 위한 거대한 공구 상자가 생긴 것 같아요. 필요한 연장이 있으면, 직접 만드는 대신 그냥 서랍을 열어 꺼내 쓰기만 하면 되는 거죠.”

댄은 화면을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는 아이작 뉴턴이 남긴 유명한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내가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전 세계의 리액트 개발자들이 바로 그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다.
여기서 거인은 단지 리액트 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거인은 SWR을 만든 Vercel 팀이었고, React Hook Form을 만든 빌 러였으며, react-spring을 만든 폴 헨셸이었다. 또한,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신의 작은 useToggle 훅을 깃허브에 공유한 수많은 무명의 개발자들이기도 했다.

훅은 로직 공유의 단위를 ‘컴포넌트’에서 ‘함수’로 바꾸었다.
이 작은 변화는, 자바스크립트 생태계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 즉 ‘오픈소스 협업’의 힘을 극대화했다. 개발자들은 이제 UI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한 로직 덩어리를 훨씬 더 자유롭게 공유하고 조합할 수 있게 되었다.

한 명의 개발자가 만든 useIntersection 훅 위에, 다른 개발자가 useInfiniteScroll 훅을 만들었다. 또 다른 개발자는 그 두 훅을 조합하여, 이미지가 화면에 보일 때만 로딩되는 무한 스크롤 갤러리를 만들었다.

지식과 해결책이 쌓여가는 속도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개발자들은 더 이상 모든 문제를 처음부터 풀지 않았다. 그들은 거인들이 이미 닦아놓은 길 위에서, 더 높고 창의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댄은 이 거대한 생태계의 흐름을 보며, 훅의 성공이 비로소 완성되었음을 느꼈다.
훅의 진정한 힘은 API 자체의 우아함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개발자들이 서로의 지식을 더 쉽게 공유하고, 함께 더 나은 것을 만들도록 영감을 주는 ‘촉매제’ 역할에 있었다.

리액트 팀이 시작한 작은 혁명은, 이제 커뮤니티라는 거대한 용광로 속에서 수백만 개발자들의 집단 지성과 함께, 더 단단하고 위대한 무언가로 제련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