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ct 19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윤곽을 드러내자, 그 여파는 React Core Team의 담장을 넘어, React를 중심으로 형성된 거대한 생태계 전체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수년간 React 개발의 필수 요소로 여겨졌던 상태 관리 및 데이터 페칭 라이브러리 제작자들은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직접 마주하게 되었다.
그들은 혼란에 빠졌다.
“서버 컴포넌트가 기본이 된다면, 우리 라이브러리의 역할은 무엇이 되는 거지?”
한 유명 데이터 페칭 라이브러리(TanStack Query, SWR 등)의 메인테이너가 자신의 블로그에 던진 질문은 생태계 전체의 고민을 대변했다. 그들의 라이브러리는 클라이언트에서 서버 데이터를 가져오고, 캐싱하고, 동기화하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하지만 이제 서버 컴포넌트는 그 역할을 서버에서, 훨씬 더 단순한 방식으로 해내고 있었다.
클라이언트 상태 관리 라이브러리(Redux, Zustand 등) 진영도 마찬가지였다. 개발자들이 서버 상태와 클라이언트 상태를 뒤섞어 거대한 클라이언트 저장소에 보관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었다. use, useOptimistic, 그리고 서버 액션은 서버와의 통신과 관련된 많은 상태 관리를 React의 영역으로 흡수해버렸다.
“React가 모든 걸 다 하려는 건가? 우리의 설 자리가 사라지는 것 아닌가?”
커뮤니티에서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일부는 React의 이런 행보가 생태계의 다양성을 해치고, 모든 것을 자신들의 통제하에 두려는 ‘독점적인’ 움직임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React Core Team은 이러한 생태계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의 의도는 결코 생태계를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앤드류 클라크는 주요 라이브러리 메인테이너들과의 비공개 미팅을 주선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React 19의 철학을 다시 한번 명확히 설명했다.
“우리의 목표는 여러분의 라이브러리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분이 더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React가 더 낮은 수준의 기반(primitive)을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그는 use 훅을 예로 들었다.
“use 훅은 Promise를 풀어주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입니다. 여러분의 데이터 페칭 라이브러리는 이 use를 기반으로, 더욱 정교한 캐싱 전략, 백그라운드 동기화, 오프라인 지원 같은 고수준의 기능을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useEffect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는 거죠.”
그의 설명은 라이브러리 제작자들의 관점을 바꾸어 놓았다. React는 그들의 경쟁자가 아니었다. 더 단단하고 잘 닦인 도로를 깔아주는 파트너였다. 그들은 이제 험난한 비포장도로를 개척하는 대신, 잘 닦인 고속도로 위에서 더 빠르고 멋진 자동차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미팅 이후, 생태계의 분위기는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 데이터 페칭 라이브러리들은 자신들의 핵심 엔진에
use훅을 통합하고, 서버 컴포넌트 환경과의 호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수정했다. - 상태 관리 라이브러리들은 서버 상태 관리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복잡한 클라이언트 UI 상태를 다루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다.
React 19는 라이브러리 생태계의 종말을 가져온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거대한 지각 변동이었다. 낡고 비효율적인 역할들은 도태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라이브러리들은 React가 제공하는 강력한 기반 위에서 더욱 전문화되고 고도화된 기능으로 진화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것은 파괴가 아닌, 건강한 재편이었다. React와 생태계는 이제 더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해, 함께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