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스를 사흘 앞둔 날, React Core Team과 Vercel의 Next.js 팀 간의 마지막 점검을 위한 화상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는 단순한 현황 공유를 넘어, 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 긴밀한 협업의 결과를 확인하고 서로에게 감사를 전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화면 한편에는 앤드류 클라크와 세바스찬 마크바게를 비롯한 React 팀의 주축들이, 다른 한편에는 기예르모 라우치(Guillermo Rauch)와 Next.js 팀의 핵심 엔지니어들이 자리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기예르모였다.
“먼저, React 팀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진심 어린 존경심이 묻어 있었다. “여러분들이 제시한 서버 컴포넌트라는 비전은, 우리 Next.js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오랫동안 꿈꿔왔지만,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바로 그 미래였습니다.”
그는 Next.js App Router를 통해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공유했다.
“지난 수개월간, 수십만 명의 개발자들이 Next.js 카나리 버전을 통해 여러분이 만든 새로운 기능들을 테스트했습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통해 수천 건의 버그 리포트와 성능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이 데이터는 React 19가 다양한 프로덕션 환경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를 증명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자산입니다.”
그가 공유한 그래프는 인상적이었다. App Router를 채택한 애플리케이션들은 평균적으로 초기 페이지 로드에 필요한 자바스크립트 양이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서버 컴포넌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페이지들의 서버 응답 시간 또한 매우 안정적인 수치를 보여주었다.
“물론, 초기에는 많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기예르모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문서를 개선하고, 에러 메시지를 다듬고, 점진적인 도입 전략을 제시하며 그 혼란을 극복해냈습니다. 이제 커뮤니티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그 힘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앤드류가 화답했다.
“오히려 우리가 Vercel 팀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의 아이디어는 여러분이 없었다면 영원히 실험실 안에만 머물렀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비전을 현실 세계의 개발자들이 ‘그냥 쓸 수 있는’ 멋진 프레임워크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복잡한 빌드 설정, 라우팅, 캐싱 전략을 모두 추상화해준 덕분에, 개발자들은 서버 컴포넌트의 본질적인 가치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팀의 대화는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그것은 서로의 역할과 기여를 인정하는, 진정한 파트너십의 증거였다.
- React 팀은 웹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저수준의 프리미티브(primitive)와 아키텍처를 제공했다.
- Next.js 팀은 그 프리미티브를 기반으로, 최고의 개발자 경험을 제공하는 고수준의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이 이상적인 공생 관계는 React 19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였다.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가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함께 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낸 것이다.
회의가 끝날 무렵, 기예르모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3일 뒤, React 19가 세상에 공개되면, Next.js 역시 새로운 안정 버전을 함께 릴리스할 것입니다. 우리는 준비를 마쳤습니다.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갑시다.”
화면이 꺼진 후, React Core Team 멤버들의 얼굴에는 안도감과 함께 깊은 자신감이 어렸다. 가장 든든한 파트너로부터 받은 ‘준비 완료’ 신호. 그것은 릴리스를 앞둔 그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전 세계를 향해 출항의 뱃고동을 울리는 것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