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의 탄생, 쿠키와 DMP
제74화
발행일: 2025년 07월 05일
알렉스는 세 번째 연대기를 통해, 프로그래머틱 광고가 단순한 ‘지면 거래’에서 벗어나 ‘사용자 타겟팅’이라는 지능을 갖추게 된 결정적인 전환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RTB 시스템이 안정된 후 팀이 마주했던 새로운 질문으로 글을 시작했다.
<제3장: 보이지 않는 꼬리표 - DMP와 쿠키의 마법>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광고 거래 시스템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속도만 빠른 기계에 불과했다. 자동차 리뷰 사이트에서, 자동차 광고 대신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농구화 광고가 낙찰되는 비합리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는 깨달았다. 우리가 진짜로 거래해야 하는 것은 빈 광고 칸이 아니라, 그 광고를 보고 있는 ‘사람’에게 도달할 기회라는 것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데이터 관리 플랫폼(Data Management Platform, DMP)’이었다. 알렉스는 DMP의 역할을 ‘데이터의 연금술’에 비유했다.
“DMP의 임무는 인터넷에 흩어져 있는 익명의 사용자 행동 데이터라는 평범한 돌멩이들을 모아, ‘자동차 애호가’, ‘여행 준비 중인 신혼부부’와 같은 의미 있는 금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금덩어리들을 ‘세그먼트(Segment)’라고 불렀다.”
그는 이 연금술의 가장 핵심적인 재료이자, 마법의 주문과도 같았던 기술을 소개했다. 바로 ‘쿠키(Cookie)’였다. 그는 쿠키의 복잡한 기술적 설명 대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비유를 사용했다.
“쿠키의 원리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떠올려보라. 남매는 숲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자신들이 지나가는 길마다 빵 부스러기를 남겼다. 제3자 쿠키는 바로 이 빵 부스러기와 같다.”
알렉스는 제3자 쿠키의 작동 원리를 단계별로 설명했다.
- 빵 부스러기 남기기: 사용자가 구글 같은 사이트에 방문하면, 구글은 사용자의 브라우저에 ‘당신은 방문자 123번입니다’라는 고유한 번호표, 즉 쿠키를 남긴다.
- 보이지 않는 흔적: 이후 사용자가 구글과 제휴된 다른 웹사이트(예: 자동차 리뷰 사이트)를 방문하면, 그 페이지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구글의 작은 ‘추적 장치(픽셀)’가 숨겨져 있다.
- 흔적 확인: 브라우저는 이 추적 장치를 로딩하기 위해 구글 서버와 통신하게 되고, 이때 자신도 모르게 ‘저는 방문자 123번입니다’라는 번호표를 함께 보여준다.
- 지도 그리기: 이 과정을 통해, 구글 서버는 ‘방문자 123번’이 지금 자동차 리뷰 사이트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빵 부스러기들을 계속 따라가다 보면, ‘방문자 123번’의 관심사와 동선을 담은 거대한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 설명을 통해, 어떻게 서로 다른 웹사이트들이 동일한 사용자를 알아보고 그의 행동을 추적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리를 명확하게 이해했다.
알렉스는 이어서, 이 기술이 어떻게 프랑스의 작은 스타트업 ‘크리테오’를 거대한 위협으로 만들었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크리테오의 ‘리타겟팅’을 경험했던 일화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쇼핑몰에서 봤던 형광 녹색 하이킹 부츠가, 전혀 상관없는 금융 뉴스 사이트까지 끈질기게 따라왔던 그 소름 돋는 경험을.
그리고 그는 구글이 어떻게 ‘다이내믹 리타겟팅’이라는 더 진보된 기술로 반격했는지를 이야기했다. 단순히 봤던 상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관련 상품이나 할인 정보를 동적으로 조합하여 보여주는, 더 지능적인 접근 방식이었다.
글의 말미에, 알렉스는 이 강력한 기술이 가진 명백한 그림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언급했다.
“쿠키는 우리에게 사용자를 이해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을 주었다. 하지만 이 힘은 동시에, 훗날 우리가 마주하게 될 거대한 ‘개인정보 보호’ 문제의 씨앗이기도 했다. 모든 위대한 기술은 그 안에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품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광고 사기, 뷰어빌리티 등 우리가 마주해야 했던 또 다른 그림자들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이 포스팅은 특히 비엔지니어 직군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드디어 쿠키와 DMP가 뭔지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헨젤과 그레텔 비유는 정말 최고네요.”
“리타겟팅이 왜 그렇게 끈질기게 따라다녔는지 이제야 알겠어요. 기술의 원리를 아니 덜 무섭게 느껴집니다.”
“빛과 그림자를 함께 언급해주시는 솔직함이 이 연대기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알렉스의 이야기는 회사의 기술적 성취를 자랑하는 것을 넘어, 그 과정에서 겪었던 고민과 성찰을 공유하며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