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거래소와 0.1초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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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7월 05일

알렉스의 두 번째 연대기 포스팅은 약속대로 ‘애드 익스체인지(Ad Exchange)’의 탄생을 다루었다. 그는 글의 서두를 뉴욕 증권거래소의 풍경 묘사로 시작했다. 수많은 트레이더들이 소리를 지르며 손짓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혼돈 속의 질서.

<제2장: 거대한 광장의 설계 - 애드 익스체인지와 RTB>

“우리가 만들려던 것은 디지털 버전의 증권거래소였다. 판매자(매체사)는 자신의 광고 지면(인벤토리)을 매물로 내놓고, 구매자(광고주)는 원하는 가격에 매수 주문을 넣는다. 그리고 우리의 애드 익스체인지는 이 둘을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연결하여 자동으로 거래를 체결시킨다. 이 단순한 아이디어가 IO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열쇠였다.”

그는 애드 익스체인지의 개념을 설명하며, 이 거대한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두 개의 전문화된 ‘에이전트’를 소개했다.

  • DSP (수요 측 플랫폼): “광고주는 직접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다. 그들은 DSP라는 전문 트레이딩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여기에 자신의 예산과 목표(예: ‘자동차에 관심 있는 30대 남성에게 광고 노출’)를 입력하면, DSP가 광고주를 대신하여 수백만 개의 경매에 자동으로 참여하여 최적의 지면을 구매한다.”
  • SSP (공급 측 플랫폼): “매체사 역시 마찬가지다. SSP는 매체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변호인이다. 수많은 DSP로부터 쏟아지는 입찰 제안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에 광고를 판매하여 매체사의 수익을 극대화한다.”

그는 DSP, SSP, 애드 익스체인지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생태계의 기본 구조를 명확한 다이어그램으로 그려 보여주었다. 독자들은 비로소 이 세 개의 약어가 왜 함께 언급되는지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알렉스는 이 거대한 시장의 거래 방식, 즉 프로그래머틱 광고의 심장 박동과도 같은 기술을 소개했다.

“하지만 광고 시장은 주식 시장과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바로 ‘시간’이다. 주식은 몇 초, 몇 분 단위로 거래되지만, 웹페이지는 눈 깜짝할 사이에 로딩된다. 만약 거래가 늦어지면, 사용자는 광고 대신 텅 빈 흰 공간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모든 거래를 사용자가 인지할 수 없는 속도 안에 끝내야만 했다.”

그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은 이 경매가 얼마 안에 끝나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페이지를 스크롤하자, 굵은 글씨의 정답이 나타났다.

“100밀리초 (0.1초).”

알렉스는 이 숫자가 얼마나 비현실적인 도전이었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사용자가 페이지에 접속하는 바로 그 찰나의 순간, SSP가 경매를 요청하고, 애드 익스체인지가 수백 개의 DSP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DSP들이 입찰가를 결정해서 보내고, 애드 익스체인지가 최고가를 선정하여 SSP에게 결과를 통보하는 이 모든 과정이 0.1초 안에 끝나야 한다는 것.

그는 이 0.1초의 전쟁을 ‘실시간 입찰(Real-Time Bidding, RTB)’이라고 명명하며, 이 기술이 어떻게 프로그래머틱 광고의 핵심 엔진이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알렉스는 자신이 팀에 합류한 직후 겪었던 ‘1200ms’ 지연 시간 위기 사건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모두가 복잡한 네트워크 문제만을 의심할 때, 신입사원이었던 자신이 어떻게 비효율적인 데이터 포맷(XML)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문제점을 발견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가장 거대한 문제의 해답은 때로 가장 작고, 가장 기본적인 곳에 숨어 있다. 이 교훈은 내가 엔지니어로서 성장하는 데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이번 포스팅 역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RTB의 개념과 100ms라는 극한의 조건에 대한 설명은 많은 엔지니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RTB가 이런 미친 조건에서 작동하는 기술이었군요. 매일 다루면서도 정확히는 몰랐는데, 이제 완벽히 이해했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 “1200ms 에피소드,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신입사원의 관찰력이 팀을 구했군요. 저도 항상 기본에 충실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 “DSP와 SSP의 역할을 트레이더와 변호인에 비유한 설명이 정말 명쾌합니다. 머리에 쏙쏙 들어와요.”

알렉스의 연대기는 이제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팀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개인의 성장 스토리를 담아내며 조직의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는 다음 장을 예고했다.

“우리는 마침내 광고를 빠르게 거래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곧 새로운 질문에 부딪혔다. ‘그래서, 이 광고를 누구에게 보여줘야 하는가?’ 다음 장에서는 광고의 패러다임을 ‘지면’에서 ‘사람’으로 바꾼 기술, 쿠키와 DMP에 대해 이야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