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어서 - 리액트 네이티브(React Native)의 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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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5월 05일

웹 개발 세계에서 리액트가 일으킨 혁명의 불길은 맹렬하게 타올랐다. 선언적 UI, 컴포넌트 기반 아키텍처, 가상 DOM…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고 있었다. 페이스북 내부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기업과 개발자들이 리액트를 채택하며 그 위력에 열광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야망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들의 시선은 이미 웹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모바일이라는 또 다른 거대한 영토를 향하고 있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 모바일 앱 시장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었다.

문제는 모바일 앱 개발이 웹 개발과는 전혀 다른 세계라는 점이었다. iOS는 Swift나 Objective-C, Android는 Java나 Kotlin이라는 각기 다른 언어와 개발 환경을 요구했다. 하나의 서비스를 웹, iOS, Android 버전으로 각각 따로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드는 일이었다.

"만약… 만약에 말이야…"

페이스북 내부의 한 해커톤(Hackathon) 행사. 늦은 밤, 텅 빈 사무실에서 몇몇 엔지니어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의 중심에는 리액트 개발에 깊이 관여했던 개발자(크리스토퍼 체듀 - Christopher Chedeau 등, 가상 설정)가 있었다.

"리액트의 핵심 철학, 즉 'UI는 상태의 함수다'라는 개념과 컴포넌트 기반 개발 방식을… 모바일 앱 개발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의 말은 파격적이었다. 웹 기술인 리액트를 어떻게 네이티브 앱 개발에 사용한단 말인가? 브라우저의 DOM 대신, iOS의 UIKit이나 Android의 네이티브 위젯을 자바스크립트로 제어한다는 발상. 그것은 마치 물 위를 걷겠다는 선언처럼 불가능해 보였다.

"말도 안 돼. 자바스크립트로 네이티브 UI를 어떻게 만들어?"
"성능은? 네이티브 앱만큼의 속도와 부드러움을 낼 수 있을까?"
"각 플랫폼의 고유한 기능(카메라, GPS 등)은 어떻게 접근하지?"

회의적인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체듀의 눈빛은 확신으로 빛나고 있었다.

"핵심은 '렌더링 환경의 분리' 에 있어!" 그는 화이트보드에 아키텍처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리액트 코어(React Core)는 UI를 어떻게 구성하고 상태를 관리할지에 대한 '로직'만 담당하는 거야. 실제 화면에 그리는 부분은 분리하는 거지."

그의 설명은 이러했다.

  1. 하나의 코드 기반: 개발자는 리액트(자바스크립트)와 JSX를 사용하여 웹 개발과 동일한 방식으로 UI 로직과 컴포넌트를 작성한다.
  2. 비동기 브릿지(Bridge): 자바스크립트 코드(리액트)와 네이티브 플랫폼(iOS/Android) 사이를 연결하는 비동기적인 '다리'를 놓는다.
  3. 네이티브 렌더링: 리액트 컴포넌트가 렌더링될 때, 그 결과(UI 구조 정보)가 브릿지를 통해 네이티브 플랫폼으로 전달된다. 그러면 각 플랫폼은 전달받은 정보를 기반으로 실제 '네이티브 UI 컴포넌트' (iOS의 UIView, Android의 View 등)를 화면에 그린다! 웹뷰(WebView)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네이티브 컴포넌트를 사용하는 것이다!
  4. 이벤트 처리: 네이티브 UI에서 발생한 터치 이벤트 등은 다시 브릿지를 통해 자바스크립트로 전달되어 리액트 컴포넌트의 상태를 업데이트한다.

"즉, 개발자는 리액트라는 '하나의 언어와 방식' 만 배우면 된다는 거야. '한 번 배워서(Learn once), 어디서나 작성한다(write anywhere)'!"

그의 설명이 끝나자, 회의실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곧이어 흥분과 놀라움이 뒤섞인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세상에… 이게 가능하다면… 이건 혁명이야!"
"웹 개발자가 네이티브 앱을 만들 수 있게 된다고?"
"하나의 코드로 iOS와 Android 앱을 동시에 개발할 수 있다는 거잖아!"

이 해커톤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는 엄청난 잠재력을 인정받아 페이스북의 정식 프로젝트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들은 이 혁신적인 기술에 이름을 붙였다.

리액트 네이티브 (React Native).

리액트 네이티브의 개발 과정은 험난했다. 자바스크립트와 네이티브 코드 간의 효율적인 통신(브릿지 성능 최적화), 각 플랫폼별 네이티브 모듈 연동, 디버깅 환경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난제들이 산적해 있었다.

하지만 팀은 리액트가 웹에서 그랬던 것처럼, 리액트 네이티브가 모바일 개발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나아갔다. 그들은 리액트의 선언적 UI와 컴포넌트 모델이 모바일 개발의 복잡성을 크게 줄여주고, 개발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믿었다.

시간이 흘러, 리액트 네이티브는 마침내 내부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의 일부 기능들이 리액트 네이티브로 재작성되었고, 놀라운 개발 속도와 함께 네이티브 앱과 거의 구별할 수 없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웹의 경계를 넘어 모바일로. 리액트의 영향력은 이제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리액트 네이티브의 등장은 단순히 또 다른 크로스 플랫폼 솔루션의 탄생을 넘어, 웹과 모바일 개발의 경계를 허무는 거대한 변화의 서곡이었다. 조던 워크가 뿌렸던 작은 씨앗은 이제 웹을 넘어 모바일이라는 광활한 대지까지 뿌리를 뻗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리액트 제국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