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을, 네바다 주 헨더슨의 리조트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개발자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리액트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가장 큰 축제, 리액트 콘퍼런스 2018의 막이 오른 것이다.
행사 둘째 날 오전.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강연장의 무대 뒤편은, 바깥의 열기와는 대조적으로 차가운 긴장감이 흘렀다.
댄 아브라모프는 무대 옆 작은 공간을 초조하게 서성였다. 그의 손에는 차가운 생수병이 들려 있었지만, 입술은 바싹 말라 있었다. 잠시 후, 그는 저 무대에 올라 리액트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발표해야 했다.
지난 몇 달간의 밤샘 작업과 수십 번의 리허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훅(Hooks)이라는 이름조차 극비에 부쳐졌다. 팀은 이 혁명적인 아이디어가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다. 오늘의 발표는 커뮤니티에게 완전한 ‘서프라이즈’가 될 터였다.
그의 발표 세션 제목은 React Today and Tomorrow였다. 지극히 평범하고 모호한 제목. 누구도 이 제목 아래에 어떤 거대한 파장이 숨겨져 있는지 예측하지 못했다.
“준비됐어, 댄?”
소피가 그의 곁으로 다가와 나지막이 물었다. 그녀의 얼굴에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댄을 향한 눈빛에는 굳건한 신뢰가 담겨 있었다.
댄은 심호흡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르겠어. 사람들이 이걸 좋아할지, 아니면 우리에게 돌을 던질지.”
“둘 다겠지.”
세바스티안이 그의 반대편에서 조용히 말했다.
“모든 위대한 변화는 언제나 환호와 저항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니까. 중요한 건, 우리가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이야.”
세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지난 2년간의 고뇌와 논쟁, 그리고 발견의 순간들이 그들의 눈빛 속에서 조용히 오고 갔다. this 와의 전투에서 시작해, HOC와 렌더 프롭의 지옥을 거쳐, 마침내 훅이라는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기까지의 기나긴 여정.
이제 그 여정의 결과를 세상에 내보일 시간이었다.
“다음 발표자는, 페이스북의 댄 아브라모프입니다!”
사회자의 우렁찬 소개와 함께, 장내의 조명이 어두워지고 무대 위 스크린이 환하게 빛났다.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Redux의 창시자이자, 리액트 커뮤니티의 슈퍼스타인 그의 등장을 모두가 기다리고 있었다.
댄은 마른 입술을 한번 축이고,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갔다.
수천 개의 눈동자가 일제히 그에게로 향했다. 그 눈동자들 속에는 기대감과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의 손에는 발표를 이끌어갈 작은 리모컨이 들려 있었다. 하지만 그가 정말로 손에 쥔 것은, 단순한 슬라이드 몇 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난 2년간 리액트 팀 전체의 고뇌와 영감이 응축된, 리액트의 미래를 향한 선언문이었다.
댄은 마이크를 고쳐 잡고, 청중을 향해 첫마디를 내디뎠다.
리액트 역사의 새로운 장이, 바로 그 순간 시작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