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가이드

572025년 10월 11일3

React 19가 담고 있는 변화의 크기가 거대해질수록, 팀 내부에서는 새로운 종류의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기존의 수많은 React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개발자들에 대한 걱정이었다.

“이 모든 새로운 개념들을, 이미 수십만 줄의 코드로 이루어진 거대한 애플리케이션에 어떻게 적용하라는 말이죠?”

한 엔지니어가 회의에서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꾸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커뮤니티의 거대한 저항에 부딪힐 겁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전 세계의 수많은 기업과 개발팀이 React 18 기반의 안정적인 시스템 위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오늘부터 모든 것을 서버 컴포넌트 방식으로 바꾸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잘 달리고 있는 자동차의 엔진을 주행 중에 교체하라는 말과도 같았다.

“우리는 명확한 ‘길’을 제시해야 합니다. 점진적으로, 그리고 안전하게 React 19로 건너올 수 있는 다리를 놓아야 해요.”

이 논의를 기점으로, ‘업그레이드 가이드(Upgrade Guide)’ 문서 작업이 최우선 순위의 과제로 떠올랐다. 이 문서는 단순한 마이그레이션 절차 설명서가 아니어야 했다. 그것은 기존 개발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변화를 두려움이 아닌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심리적인 가이드가 되어야 했다.

팀이 세운 업그레이드 전략의 핵심 원칙은 ‘점진적 도입(Gradual Adoption)’이었다.

1단계: 동시성 기능 활성화

가장 먼저, React 19로의 업그레이드는 기존 코드베이스를 거의 변경하지 않고도 시작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개발자는 npm install react@19를 실행하고, 애플리케이션의 진입점을 ReactDOM.render에서 createRoot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자동 배칭과 같은 동시성 기능의 혜택을 즉시 누릴 수 있었다.

이 첫 단계는 개발자들에게 ‘React 19는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2단계: 새로운 훅(Hook) 점진적 사용

그 다음, 팀은 기존 클라이언트 컴포넌트 내에서 새로운 훅들을 점진적으로 사용해볼 것을 권장했다. 예를 들어, useEffectuseState로 복잡하게 구현된 데이터 페칭 로직을, useSuspense를 사용해 리팩토링하는 것이다. 또는 startTransition을 적용하여 특정 UI의 반응성을 개선해볼 수도 있었다.

이 단계는 개발자들이 새로운 API에 익숙해지고, 그 효과를 직접 체감하게 만드는 학습의 과정이었다.

  1. 최종 단계: 서버 컴포넌트와 Actions 도입 (프레임워크와 함께)

마지막으로, 서버 컴포넌트와 Actions 같은 가장 큰 패러다임 변화는 Next.js와 같은 지원 프레임워크의 App Router를 통해 점진적으로 도입할 것을 권장했다.

가이드는 ‘모든 페이지를 한 번에 바꿀 필요는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기존의 pages 디렉토리를 유지한 채, 새로운 기능이 필요하거나 성능 개선이 시급한 특정 페이지부터 app 디렉토리로 옮겨 리팩토링하는 전략을 상세히 안내했다. 예를 들어, 블로그 게시물 상세 페이지처럼 정적인 콘텐츠가 많은 페이지부터 서버 컴포넌트로 전환해보는 식이었다.

업그레이드 가이드는 각 단계별 코드 예제와 함께,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점과 해결책까지 친절하게 담았다. 또한, 모든 변화가 하위 호환성을 최대한 유지하며 이루어졌음을 여러 번 강조하며 커뮤니티를 안심시켰다.

이 문서는 React Core Team이 기술적인 혁신뿐만 아니라, 그 혁신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현실을 얼마나 깊이 고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그들이 놓은 이 ‘점진적인 다리’ 덕분에, 개발자 커뮤니티는 React 19라는 새로운 대륙으로의 이주를 두려움 없이 시작할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