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버전 릴리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서, React Core Team의 또 다른 한 축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로 이 모든 혁신을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릴 가장 큰 무대, ‘React Conf 2024’를 준비하는 팀이었다.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은 앤드류 클라크와 로렌 탄이 맡기로 했다. 그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명확했다. 45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지난 몇 년간의 고뇌와 결과물을 응축하여, 수만 명의 시청자들이 React 19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열광하게 만드는 것.
그들의 준비 과정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것과 같았다.
첫 단계는 ‘시나리오’ 작업이었다.
“단순히 기능 목록을 나열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해야 해요.” 로렌이 말했다.
그들은 발표의 전체적인 내러티브를 구상했다. 이야기는 React 18까지의 개발자들이 겪고 있던 ‘고통’에서 시작된다. 비대한 번들 사이즈, 네트워크 폭포수, 복잡한 상태 관리. 청중의 공감을 자아내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그리고 그 고통에 대한 해답으로, React 19의 핵심 철학인 ‘서버와 클라이언트의 통합’을 제시한다. 서버 컴포넌트, Actions, Suspense 같은 기능들은 이 철학을 구현하기 위한 도구로서 자연스럽게 소개될 터였다.
두 번째 단계는 ‘데모’ 제작이었다.
단순한 코드 스니펫으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힘을 온전히 전달할 수 없었다. 그들은 청중이 변화를 시각적으로, 그리고 극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라이브 코딩 데모를 기획했다.
- Before & After 데모: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복잡한 폼 컴포넌트를, 청중이 보는 앞에서 실시간으로 React 19의 서버 액션과 관련 훅을 사용해 단 몇 줄의 코드로 리팩토링한다.
- UX 개선 데모:
useOptimistic을 적용하기 전과 후의 ‘좋아요’ 버튼 반응 속도 차이를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준다.startTransition을 사용했을 때와 아닐 때의 검색창 타이핑 경험을 나란히 비교하여, UI의 부드러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시각적으로 증명한다.
이 데모들은 수십 번의 리허설을 거쳐 완벽하게 다듬어졌다. 단 하나의 오타나 예상치 못한 에러도 용납되지 않았다.
마지막 단계는 ‘메시지’의 정제였다.
앤드류와 로렌은 발표 자료의 모든 문장, 모든 단어를 신중하게 골랐다. 그들은 기술 용어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셰프의 비유’처럼 직관적인 비유를 활용하여 복잡한 개념을 쉽게 풀어내려 애썼다.
특히, 그들은 커뮤니티가 가질 법한 오해와 우려에 대해 선제적으로 답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서버 컴포넌트는 SSR의 대체재가 아닙니다.”
“React는 여러분이 사랑하는 라이브러리 생태계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기반을 제공하려는 것입니다.”
“기존 프로젝트를 한 번에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점진적으로 도입할 수 있습니다.”
발표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그들의 발표 자료는 단순한 기술 소개 문서를 넘어, 개발자 커뮤니티를 향한 진심 어린 편지와도 같아졌다.
컨퍼런스 개최일이 다가올수록, 두 사람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그들의 발표는 React 19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에는 긴장감과 함께, 자신들이 만들어온 것에 대한 확신과, 이 위대한 변화를 세상과 공유하고 싶다는 뜨거운 열정이 가득 차 있었다. 이제, 무대에 오를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