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그레이션 전략

842025년 11월 07일3

예상되는 비판 목록 중에서도, 팀이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은 바로 기존의 거대한 React 18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기업들의 목소리였다. 수백 명의 개발자가 참여하고, 수백만 라인의 코드로 이루어진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라’는 말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요구였다.

“우리가 아무리 ‘점진적 도입’을 외쳐도, 그 구체적인 경로를 보여주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합니다.”

엔터프라이즈 지원을 담당하는 한 엔지니어의 발언은 회의에 무거운 현실감을 더했다.

“대기업의 기술 리더들은 명확한 로드맵과 안정성에 대한 확신 없이는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새롭고 멋지다’는 말보다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말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은 공식 업그레이드 가이드를 넘어, 훨씬 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마이그레이션 전략’ 문서를 별도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 문서는 CTO나 아키텍트 레벨의 의사결정자들을 주요 독자로 삼았다.

전략의 핵심은 ‘공존’과 ‘점진적 전환’이었다.

전략 1: 낮은 위험, 높은 보상부터 시작하라 (Start with Low-Risk, High-Reward Features)

문서는 처음부터 서버 컴포넌트 같은 거대한 변화를 시도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권고했다. 대신,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능부터 도입하는 ‘스마트 마이그레이션’ 경로를 제시했다.

  • 1순위: 자동 배칭. reactreact-dom 패키지를 19 버전으로 올리고, 진입점을 createRoot로 변경하는 것만으로 즉시 얻을 수 있는 성능 향상이다. 기존 코드를 거의 수정할 필요가 없어 위험 부담이 제로에 가깝다.
  • 2순위: useTransition.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가장 버벅임이 심한 UI(복잡한 필터링, 실시간 검색 등)를 찾아, 해당 부분에만 useTransition을 적용하여 즉각적인 반응성 개선을 경험하게 한다.

전략 2: 새로운 페이지는 새로운 방식으로 (Greenfield in Brownfield)

기존 코드베이스를 건드리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거나 신규 페이지를 만들 때 React 19의 방식을 적용하는 ‘그린필드 인 브라운필드’ 전략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Next.js를 사용하는 프로젝트라면 기존의 pages 디렉토리는 그대로 유지한 채, 새로 만드는 마케팅 랜딩 페이지나 블로그 섹션만 app 디렉토리 안에 서버 컴포넌트를 활용해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팀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경험을 안전하게 쌓고, 그 효과를 조직 내에 증명할 수 있었다.

전략 3: 서버 컴포넌트는 잎(Leaf)에서부터

서버 컴포넌트를 기존 프로젝트에 도입할 때는, 애플리케이션의 최상단이 아닌, 가장 끝단에 있는 ‘잎(leaf)’ 컴포넌트부터 시작할 것을 권장했다. 예를 들어, 다른 컴포넌트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순수한 정보 표시용 위젯이나, 복잡한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는 차트 컴포넌트부터 서버 컴포넌트로 전환해보는 것이다. 이 작은 성공 경험들이 모여, 더 큰 범위로의 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었다.

이러한 구체적인 전략과 단계별 로드맵은, 막막하게만 느껴졌던 마이그레이션 과정을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바꾸어 놓았다. React 19는 더 이상 거대한 장벽이 아니었다. 그것은 기업들이 각자의 속도에 맞춰, 자신들의 비즈니스 상황에 맞게 건널 수 있는 여러 개의 잘 닦인 다리를 가진 새로운 대륙이 되었다. 이 현실적인 마이그레이션 전략은, React 19가 혁신적인 기술일 뿐만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의 안정성을 존중하는 성숙한 프레임워크임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