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스까지 남은 시간은 단 48시간. React Core Team의 핵심 멤버들이 다시 한번 화상 회의에 모였다. 이번 회의의 안건은 단 하나, 세상에 공개될 공식 블로그 포스트, “Hello, React 19”의 마지막 한 단어까지 검토하는 것이었다.
앤드류 클라크는 자신의 화면에 최종 원고가 담긴 구글 문서를 공유했다. 수십 개의 댓글과 수정 제안 이력이 빼곡하게 남아있었다. 지난 몇 주간, 이 문서는 팀의 모든 고민과 철학이 담긴 전쟁터이자 성전이었다.
“첫 문장부터 다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앤드류의 차분한 목소리와 함께, 모두의 시선이 화면의 첫 문장에 꽂혔다.
“웹 개발은 끊임없이 진화합니다. 그리고 오늘, React 역시 가장 큰 진화의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로렌 탄이 조용히 말했다. “좋습니다. ‘혁명’이 아닌 ‘진화’라는 단어 선택이 우리의 의도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과거와의 단절이 아닌, 연결성을 강조하는 시작입니다.”
스크롤이 천천히 내려갔다. 서버 컴포넌트를 설명하는 부분에 다다랐을 때, 세바스찬이 입을 열었다.
“‘주방장’ 비유는 명확하고 좋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SSR과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다이어그램 링크를 바로 아래에 추가하는 게 어떨까요? 선택권을 주는 거죠.”
그의 제안은 즉시 반영되었다. 친절한 비유와 깊이 있는 기술 설명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었다.
Actions와 새로운 폼 처리 훅들을 설명하는 섹션으로 넘어가자, 조쉬 스토리가 의견을 냈다.
“Before & After 코드 예제가 매우 강력합니다. 하지만 ‘이전 방식이 나빴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뉘앙스는 피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이것이 최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React가 더 나은 방법을 제공합니다’라는 톤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의 섬세한 지적에 따라, 문장의 톤이 조금 더 긍정적이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수정되었다.
가장 오랜 시간 논의가 이어진 부분은 역시 ‘점진적 도입’과 ‘생태계’에 관한 부분이었다. 팀은 ‘React 19가 Next.js 전용’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단어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골랐다.
“‘Next.js는 React 19의 기능을 가장 먼저 지원하는 훌륭한 예시입니다’ 라는 문장은 어떨까요? ‘유일한’이 아니라 ‘첫 번째 예시’임을 강조하는 겁니다.”
이 제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특정 프레임워크와의 파트너십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도, React 자체의 독립성과 개방성을 지키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감사의 말을 다시 한번 소리 내어 읽었다. Next.js 팀, 수많은 라이브러리 메인테이너들, 그리고 이름 모를 수많은 커뮤니티 기여자들의 이름.
“우리가 혼자가 아니었음을, 이 문서는 분명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앤드류가 말했다.
검토가 모두 끝났을 때, 문서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 블로그 포스트가 아니었다. 그것은 React 19라는 새로운 시대의 탄생을 알리는 선언문이었고, 커뮤니티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섬세한 가이드였으며, 함께 해준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였다.
이제 이 포스트는 릴리스 버튼이 눌릴 그 순간만을 기다리며, 조용히 잠들어 있을 터였다. 48시간 뒤, 이 글이 세상에 공개되면, 웹의 역사는 새로운 페이지를 넘기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