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혁명, 판이 뒤집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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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06월 11일

광고 사기 탐지 모델과 뷰어빌리티 측정 기술. 구글의 광고 플랫폼은 두 개의 강력한 방패를 손에 넣으며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었다. 팀은 데스크톱 웹이라는 익숙한 전쟁터에서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들이 요새를 견고하게 쌓아 올리는 동안, 세상은 완전히 다른 방향에서 거대한 지각 변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2007년에 처음 등장한 애플의 ‘아이폰’은 초반에는 그저 비싼 장난감으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2008년, 앱스토어가 열리고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것은 더 이상 전화기가 아니었다. 사람들의 손안에 들어온 새로운 인터넷 세상이었다.

팀의 주간 회의. 데이비드 첸은 이례적으로 기술적인 논의 대신, 시장 동향 그래프 하나를 스크린에 띄웠다.

그래프는 ‘전체 인터넷 트래픽 중 모바일 기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고 있었다. 지난 몇 년간 바닥에 붙어 있던 선은, 최근 몇 달 사이 무서운 기세로 치솟으며 수직에 가까운 각도를 그리고 있었다.

“여러분, 우리가 데스크톱 세계의 규칙을 완성해가는 동안, 판 자체가 뒤집히고 있습니다.”

데이비드의 목소리는 무거웠다.

“사용자들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앞을 떠나,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닙니다. 인터넷의 중심이 이동하는, 거대한 혁명입니다.”

한 엔지니어가 질문했다.
“모바일 웹사이트도 결국 웹이니까, 기존의 우리 시스템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데이비드가 대답했다. “모바일 브라우저를 통한 웹 접속은 기존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죠. 진짜 문제는 ‘웹’이 아닌, ‘앱(App)’입니다.”

그는 새로운 개념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우리의 모든 타겟팅 기술, DMP, 리타겟팅, 이 모든 것의 기반은 무엇이었습니까? 바로 ‘쿠키’였습니다. 웹 브라우저라는 공통된 환경 안에서 작동하는 기술이었죠.”

“하지만 앱은 다릅니다. 페이스북 앱, 유튜브 앱, 뉴욕타임스 앱… 각각의 앱은 브라우저와는 완전히 분리된, 그들만의 독립적인 공간입니다. 한 앱에서 다른 앱으로 이동할 때, 쿠키는 따라가지 못합니다. 앱과 앱 사이에는 거대한 벽이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알렉스는 그 설명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들이 수년간 쌓아 올린 모든 기술의 기반이었던 ‘쿠키’라는 대륙이, 모바일 앱이라는 새로운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사라가 부연 설명했다.
“더 심각한 것은, 각각의 앱이 우리 시스템과 통신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라는 겁니다. 웹에서는 HTML과 자바스크립트라는 표준이 있었지만, 앱의 세계에서는 안드로이드와 iOS라는 두 개의 운영체제가 존재하고, 개발자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광고를 호출합니다.”

그것은 재앙적인 상황이었다.

  • 사용자 식별 불가: 앱A에서 본 사용자를 앱B에서 동일인으로 알아볼 방법이 없다. DMP와 리타겟팅 기술이 무력화된다.
  • 뷰어빌리티 측정 불가: 데스크톱 웹을 위해 만든 자바스크립트 기반의 뷰어빌리티 측정 스크립트는 앱 환경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 기술 표준 부재: 광고를 요청하고 보여주는 방식이 통일되어 있지 않아, 광고 시스템 연동이 극도로 복잡해진다.

그들이 데스크톱이라는 왕국에서 이룩한 모든 것은, 모바일이라는 신대륙에서는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는 위기였다. 그들의 정교한 무기들은 새로운 전쟁터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판이었다.

데이비드는 팀을 향해 선언했다.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 새로운 대륙의 규칙을 우리가 다시 만들어야 한다. 쿠키를 대체할 새로운 신분증을 발명하고, 앱 환경에 맞는 새로운 광고 기술 표준을 세워야 한다.”

승리의 축배를 들었던 기억은 아득하게 멀어졌다. 그들 앞에는 이제껏 겪었던 어떤 기술적 난관보다도 더 거대하고 불확실한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세계의 규칙을 스스로 파괴하고,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야 하는 운명에 놓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