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제국의 공습
제30화
발행일: 2025년 06월 13일
‘오픈 비딩(Open Bidding)’ 프로젝트는 구글 광고팀의 모든 역량이 집중되는 거대한 과제가 되었다. 그것은 기술적으로도, 정책적으로도 극도로 복잡한 일이었다. 경쟁사들의 시스템과 안정적으로 연동해야 했고, 모든 입찰이 공정하게 처리된다는 신뢰를 시장에 심어줘야 했다.
팀이 내부의 위협이었던 헤더 비딩을 포용하며 생태계를 재편하는 데 몰두하고 있을 때, 전혀 다른 차원의 경쟁자가 조용히, 그러나 무섭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 진원지는 구글플렉스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곳, 팰로앨토에 위치한 한 젊은 기업이었다. 바로 페이스북(Facebook)이었다.
초기의 페이스북은 대학생들의 친목 도모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불과했다. 광고팀 역시 그들을 ‘우리와는 다른 영역의 회사’라고 생각했다. 구글이 검색과 콘텐츠라는 ‘의도와 관심사’의 데이터를 다룬다면, 페이스북은 친구 관계나 ‘좋아요’ 같은 ‘사회적 관계’의 데이터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사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그들은 자사 플랫폼 내에 광고를 도입했고, 그 성과는 놀라웠다.
진정한 위협은 그들이 자신의 플랫폼을 넘어, 다른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에도 광고를 내보내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했을 때 현실화되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광고 네트워크를 ‘오디언스 네트워크(Audience Network)’라고 불렀다.
데이비드 첸은 팀 회의에서 페이스북 오디언스 네트워크의 구조를 설명했다. 그의 표정에는 이전의 어떤 경쟁자를 언급할 때보다도 더 깊은 경계심이 서려 있었다.
“여러분, 페이스북이 우리와 똑같은 전쟁터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들은 수많은 모바일 앱 개발자들과 제휴하여, 자신들의 광고를 페이스북 앱 바깥의 다른 앱들에도 노출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들도 SSP처럼 작동하는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앱 개발자들에게 배포하고, 우리 DSP처럼 광고를 구매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무기는 우리와 완전히 다릅니다.”
데이비드는 화이트보드에 두 회사의 핵심 자산을 비교해서 썼다.
구글의 데이터:
- 검색 기록 (무엇을 궁금해하는가?)
- 웹사이트 방문 기록 (어떤 콘텐츠에 관심 있는가?)
- 유튜브 시청 기록 (어떤 영상을 보는가?)
페이스북의 데이터:
- 프로필 정보 (나이, 성별, 거주지, 학력, 직업 등)
- ‘좋아요’를 누른 페이지와 게시물 (무엇을 좋아하는가?)
- 친구 관계 및 소속 그룹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는가?)
알렉스는 두 데이터의 본질적인 차이를 즉시 깨달았다. 구글의 데이터가 주로 사용자의 ‘행동’에 기반한 추론적 데이터라면, 페이스북의 데이터는 사용자가 ‘스스로 밝힌’ 명시적 데이터에 가까웠다.
데이비드가 말을 이었다.
“페이스북의 타겟팅은 무서울 정도로 정교합니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며, 현재 약혼 상태이고, 하와이 여행에 관심이 있는 28세 여성’이라는, 영화 시나리오에나 나올 법한 타겟팅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수많은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서 겨우 ‘여행에 관심 있는 20대 여성 추정’이라는 세그먼트를 만드는 동안에요.”
그것은 구글의 DMP가 결코 따라 할 수 없는 수준의 정밀함이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의 삶 자체를 데이터베이스로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
사라가 문제의 핵심을 짚었다.
“결국 데이터의 종류가 다른 겁니다. 우리는 사용자의 ‘관심사 그래프’를 가지고 있고, 그들은 사용자의 ‘소셜 그래프’를 가지고 있는 거죠. 이제 광고주들은 어떤 그래프가 더 효과적인지를 두고 저울질하게 될 겁니다.”
소셜 제국의 공습은 시작되었다. 그들은 구글이 개척해 놓은 프로그래머틱 광고라는 길 위로, ‘소셜 데이터’라는 강력한 전차를 몰고 진격해오고 있었다.
알렉스와 팀원들은 직감했다. 헤더 비딩과의 싸움이 생태계의 주도권을 둔 ‘내부 경쟁’이었다면, 페이스북과의 전쟁은 데이터의 패권을 둔 ‘외부와의 전면전’이 될 것이라는 것을. 프로그래머틱 광고의 역사는 이제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었다.